저영향개발의 기본 원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투수성 표면으로 덮여 있습니다. 비가 오면 빗물은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건물 지붕, 도로, 주차장 등을 타고 빠르게 흘러 하수관거로 유입됩니다.

이러한 급격한 빗물 유출은 도시의 홍수 위험을 높이고, 도로에 쌓인 각종 오염 물질(자동차 기름, 쓰레기, 중금속 등)을 하천으로 그대로 실어 보내 수질을 악화시키는 비점오염원 문제의 주범이 됩니다. 또한, 땅속으로 스며들어야 할 물이 부족해지면서 지하수 고갈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의 물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물 순환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입니다. 저영향개발은 개발로 인한 자연 환경의 변화를 최소화하고, 특히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거나 자연적으로 정화되는 과정을 최대한 보존하고 모방하는 개발 기법을 총칭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배수 시스템(빗물을 빠르게 모아 하수관거를 통해 배출하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입니다.

 

 

저영향개발의 기본 원리

저영향개발의 핵심 원리는 '분산식 빗물 관리'입니다

 

 

저영향개발의 핵심 원리는 '분산식 빗물 관리'입니다. 빗물이 발생하는 곳(건축물 지붕, 주차장, 도로 등)에서부터 빗물을 관리하여 땅으로 침투시키거나, 식물을 통해 증발산시키거나,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천천히 흐르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넓은 지역에 걸쳐 소규모의 다양한 시설들을 분산 배치하여 빗물 유출량을 줄이고 오염 물질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저영향개발은 다음과 같은 주요 원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1. 유출 저감: 빗물이 불투수 면적을 따라 빠르게 유출되는 것을 최대한 줄입니다.
2. 침투 증진: 빗물이 토양 속으로 자연적으로 스며들도록 유도하여 지하수를 함양합니다.
3. 저류: 빗물을 일시적으로 가두어 두었다가 천천히 배출하거나 재활용합니다.
4. 정화: 토양과 식물을 이용하여 빗물에 포함된 오염 물질을 자연적으로 걸러냅니다.
5. 분산 배치: 대규모 시설 대신 소규모 시설을 도시 곳곳에 분산 배치하여 빗물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듭니다.

 

주요 저영향개발 기법

저영향개발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영향개발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빗물 정원 (Rain Garden) 및 바이오리텐션 (Bioretention):

• 움푹 파인 지형에 토양층과 식물을 식재하여 빗물을 일시적으로 가두어 땅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식물이 흡수하도록 하는 시설입니다. 식물과 토양은 빗물 속의 오염 물질을 흡착하거나 분해하여 정화하는 역할도 합니다. 주택 정원, 공원, 도로변 등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바이오리텐션은 빗물 정원보다 공학적인 설계가 강화된 형태입니다.

1. 투수성 포장 (Permeable Pavement):

•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대신 빗물이 포장면 아래로 스며들 수 있도록 특수하게 제작된 포장재(투수성 아스콘, 투수성 콘크리트, 투수 블록 등)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주차장, 보행로, 자전거 도로 등에 적용하여 빗물이 즉시 땅으로 침투되도록 합니다.

식생수로 (Vegetated Swale) 및 식생여과대 (Filter Strip):

• 식생수로: 경사가 완만한 개수로에 식물을 식재하여 빗물이 천천히 흐르도록 유도하고, 식물과 토양층을 통해 빗물 속의 오염 물질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시설입니다. 도로변 배수로 등에 활용됩니다.
• 식생여과대: 불투수 면적에서 유출되는 빗물이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기 전, 잔디나 초목으로 덮인 완충 지대를 통과하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오염 물질이 걸러지도록 하는 시설입니다.

침투 트렌치 (Infiltration Trench) 및 침투 분지 (Infiltration Basin):

• 침투 트렌치: 지하에 자갈이나 쇄석 등으로 채워진 도랑을 만들어 빗물을 일시 저장한 후 서서히 땅으로 침투시키는 시설입니다. 부지가 좁은 지역에 적용하기 용이합니다.
• 침투 분지: 비교적 넓은 지역에 빗물을 모아두고 자연적으로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웅덩이 형태의 시설입니다. 공원이나 녹지 등에 조성될 수 있습니다.

녹색 지붕 (Green Roof) / 옥상 녹화:

• 건축물의 옥상에 식물을 식재하여 녹지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빗물을 저장하여 유출량을 줄이고, 건물의 단열 성능을 높여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오며,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빗물 저장 및 활용 시설 (Rain Barrel, Cistern):

• 빗물을 용기에 저장하여 조경용수, 청소용수 등으로 재활용하는 시설입니다. 빗물 유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물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합니다.

이 외에도 나무 식재 구덩이(Tree Box Filter), 습지 조성 등 다양한 기법들이 저영향개발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법들은 단독으로 적용될 수도 있지만, 여러 기법을 조합하여 적용할 때 더욱 효과적인 빗물 관리가 가능합니다.

 

 

저영향개발의 효과 및 장점

저영향개발은 도시 환경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 빗물 유출량 및 최고 유량 감소: 빗물을 땅으로 침투시키거나 저류함으로써 강우 시 하수관거로 유입되는 빗물의 총량과 순간 최고 유량을 줄여 도시의 침수 및 홍수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춥니다.
2. 수질 개선: 빗물 속의 부유물질, 질소, 인, 중금속 등 비점오염원 물질들이 토양과 식물을 통과하면서 자연적으로 정화됩니다. 이는 하천, 호소 등 공공수역의 수질 개선에 크게 기여합니다.
3. 지하수 함양 증진: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면서 지하수량을 늘려줍니다. 이는 도시 내 건천화(물이 마르는 현상) 방지 및 생태계 건강성 유지에 중요합니다.
4. 도시 열섬 현상 완화: 식물의 증산 작용과 녹지 면적 증가는 도시의 온도를 낮추어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5. 대기 질 개선: 식물은 대기 중 미세먼지나 오염 물질을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도시의 대기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합니다.
6. 생태 서식 공간 제공: 도시 내 녹지 공간 확대를 통해 새, 곤충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에게 서식처를 제공하여 도시의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킵니다.
7. 도시 미관 개선: 푸른 식물과 자연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저영향개발 시설은 도시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합니다.
8. 장기적인 경제성: 초기 설치 비용이 발생하지만, 하수관거 확장이나 대규모 저류 시설 건설에 비해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홍수 피해 감소 및 수질 개선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도 큽니다.

 

저영향개발의 적용 및 확산

저영향개발은 주택 단지, 공원, 학교, 도로, 상업 지역 등 다양한 유형의 도시 개발 사업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규 개발 사업에서는 계획 단계부터 저영향개발 기법을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기존 도시 지역의 경우에도 재개발, 재건축, 도시 재생 사업 등을 통해 저영향개발 요소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후화된 도로를 투수성 포장으로 교체하거나, 학교 운동장 일부에 빗물 정원을 조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적용 가능합니다.

 

저영향개발의 확산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과 참여가 중요합니다. 저영향개발의 효과와 필요성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통해 시민들이 자신의 집 마당이나 건물 옥상에 작은 빗물 정원을 만들거나 빗물 저장 시설을 설치하는 등 생활 속에서 저영양개발을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인 지원(보조금 지급, 인센티브 제공 등)과 관련 법규 정비도 저영향개발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론

저영향개발(LID)은 도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빗물을 단순히 처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순환하고 정화되는 과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합니다. 빗물 정원, 투수성 포장, 식생수로 등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 도시의 물 순환 시스템을 회복하고, 홍수 위험을 낮추며, 수질을 개선하고,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저영향개발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투자입니다. 초기 설치 및 유지관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만, 환경 개선, 에너지 절감, 도시 미관 향상, 생물 다양성 증진 등 그 가치는 매우 큽니다.

앞으로 저영향개발은 기후 변화 시대에 필수적인 도시 인프라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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